40년 만의 일기

반성문 2019. 5. 2. 07:31

그래. 맞아. 지금의 내모습, 경제적환경, 물질적환경 이 모든게 어제의 내가 만들어낸 내 결과물이지. 당신! 무엇이든 끝까지 해본적 있어? 하다 못해 학창시절 대유행했던 오락실에서 그 악명높던 갤러그 끝판까지 가봤냐구. 그게 무엇이든 어떤 일이든 끝까지 해본적 있냐구. 모든 것에 금방 싫증내 공부도 이책 잠깐, 저책 잠깐 이리저리 책만 바꿔가며 들척들척. 엉덩이는 계속 들썩 들썩. 성적은 엉덩이에서 나온다는데 진득하게 참을성 있게 공부한게 며칠이나 되냐구. 무슨일이든 미쳐야 그 분야의 최고가 된다는데 그렇게 미쳐본적이 있냐구. 심지어 그토록 하고 싶었던 대학가요제 참가도 지역예선에서조차 기가 질려 포기했잖아. 미리 겁먹구. 우와 세상에 이렇게 많은 포식자가 있었구나 하고 쫄은 매에에~ 양한마리. 근데 그것도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가 덜 미쳤던거야. 특유의 싫증병 때문에... 결국 산은 구부러진 나무가 지키고 직장생활에서도 능력있는자가 생존하는게 아니라 살아남는자가 생존한다잖아. 난 왜 매사에 늘 자신이 없고 싫증을 잘낼까? 금세 딴생각이 머리속에서 왔다 갔다 하고 그생각을 끝내기 전에 다른생각이 또 들어오고 또 바뀌고. 그러다 보면 서울에서 시작했는데 뉴욕에 가있는거지. 그러니 무얼 하든 적당히만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 진거지. 물론 핑계없는 무덤은 없고 억울한 부분도 많아. 그런데 내나이 오십이 넘어 이제 무얼 깨달은지 알아? 수만가지 아니 수십만가지 아무곳도 쓸 수 없는 부정적인 생각만 하고 살았다라는거. 안되는 쪽으로만 궁리하고 찾아낼려고 하니 되던것도 안되려고 하는 거지. 걱정하고 고민할게 아니라 집중하고 실행해야 하는거였어. 늘 듣던 말이고 책에서도 늘 강조 하는 말이지. 떠돌고 떠돌다가 그게 이제 내 신경망에 운좋게 걸린거지. 이겄도 다행이라 생각하자. 평생을 모르고 사는 사람들도 있을텐데. 안되는 이유보다는 이렇게 하면 이만큼이라도 되겠지 하며 최선 아니, 차선을 찾으려는 희망적인 노력을 했다면 지금의 나는 많이 바뀌어 있겠지. 그래. 맞아. 이 글이 내가 쓰는 마지막 부정적인 글이야. 이제 희망이라는걸 좀 찾아 보려구 어디에 숨어 있었는지. 내가 나를 멀리서 바라본다. 건강해진 몸과 마음, 밝은표정의 잘 되고 있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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